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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술 5종 차이 — 소주·막걸리·청주·동동주·약주, 도대체 뭐가 다른가

kafe 2026. 5. 13.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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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사상에 청주를 올린다고 하는데 마트에 가면 청하·백화수복은 있고, 따로 약주 코너에는 또 다른 술이 있어요.
친구가 사 온 동동주는 막걸리랑 거의 똑같아 보이고요.
한국 술 다섯 가지 — 소주·막걸리·청주·동동주·약주 — 도대체 뭐가 어떻게 다른지 한 번에 정리해 드릴게요.
한국인이 가장 자주 헷갈리는 술 분류입니다. 특히 청주와 약주의 차이는 알고 나면 한 마디로 정리되거든요.


지난번 정종 글에서 정종이 사실 일본 사케라는 사실을 정리해 드렸어요. 그런데 그 후에 "그럼 청주는 뭐예요?", "약주랑 같은 거 아닌가요?", "동동주는 막걸리예요 청주예요?" 같은 질문이 많이 들어왔어요. 오늘은 한 번에 정리하는 자리입니다.

한 줄로 먼저 정리하면

다섯 종류 술의 차이를 한번에 요약하면 이래요.

다섯 종류 술의 차이 비교표

분류 도수 한 줄 설명
소주 (현재 대중적) 증류주 (희석식) 16도 안팎 주정에 물 타서 만든 술. 참이슬·처음처럼이 대표
막걸리 (탁주) 발효주 6도 안팎 쌀+누룩 발효 후 거칠게 거른 뿌연 술
청주 발효주 (맑게 거름) 13~15도 주세법상 일본식 입국으로 빚은 맑은 술. 청하·백화수복
동동주 발효주 (밥알 떠 있음) 10도 안팎 막걸리에 비해 누룩 적고 쌀 많아 진한 술. 위에 밥알이 동동
약주 발효주 (맑게 거름) 13~15도 주세법상 한국식 누룩으로 빚은 맑은 술. 전통 청주가 사실 이쪽

여기서 가장 헷갈리는 두 가지를 먼저 짚어 드릴게요. 첫째, 청주와 약주는 사실상 같은 술인데 누룩의 출신지가 다른 거예요. 둘째, 동동주는 막걸리의 친척이지만 청주의 친척이기도 해요. 차근차근 풀어 봅니다.

소주 — 우리가 마시는 건 사실 증류주가 아닙니다

마트에서 사는 참이슬·처음처럼·진로는 모두 '희석식 소주'예요. 옥수수·고구마·타피오카 같은 곡물로 만든 95% 알코올(주정)에 물을 타고 감미료를 넣어 만들어요. 엄밀히 말하면 증류 공정 자체에는 참여하지 않은 술이에요.

진짜 전통 소주는 '증류식 소주'라 따로 불러요. 청주나 막걸리를 한 번 더 끓여서 알코올만 모은 술이죠. 화요·일품진로 같은 게 여기 속해요. 가격은 한 병에 2만~5만 원대로 비싸요.

그런데 어르신들이 "예전엔 소주가 한 병 25도였는데" 하시는 말씀, 그게 정확히 맞아요. 1990년대 초중반까지만 해도 소주는 25도가 표준이었거든요. 지금 마트의 16도와는 거의 두 배 가까이 차이가 나는 셈이죠.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한 편 분량 이야기라 다음 글에서 따로 정리해 드릴게요. 이번 글은 다섯 술의 본질 차이에 집중하겠습니다.

막걸리 — 가장 오래된 한국 술

막걸리의 정식 이름은 '탁주'예요. '탁'은 한자로 흐릴 탁(濁) 자, 그러니까 흐린 술이라는 뜻이죠. 쌀에 누룩과 물을 넣고 발효시킨 뒤 술덧을 거칠게 걸러서 만들어요. 그 거친 게 우유처럼 뿌옇게 보이는 이유예요.

도수는 보통 6도 안팎이에요. 와인보다 약하고 맥주보다 강한 정도죠. 식사하면서 마셔도 부담이 적어서 농사 짓는 분들이 '농주'로 가장 많이 드신 술이에요.

최근에는 막걸리도 종류가 다양해졌어요. 알코올 도수 12도 안팎의 프리미엄 막걸리, 과일 향을 더한 막걸리, 그리고 외국에 수출하는 막걸리까지 있죠. 그래도 본질은 같아요. 쌀+누룩+물 발효, 거칠게 거름.

청주와 약주 — 사실은 누룩의 국적 차이입니다

여기가 가장 헷갈리는 부분이에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청주와 약주는 사실상 같은 술인데 주세법상 누룩의 출신지로 나뉘어요.

옛날에는 이래요. 막걸리 발효 과정이 끝나면 술독 윗부분에 맑은 술이 떠올라요. 그 맑은 부분만 따로 떠서 거른 게 청주였어요. 양반들이 마셨다고 해서 '귀한 술'로 여겼고요. 그 청주에 한약재를 좀 넣은 게 약주의 원래 의미였습니다.

그런데 일제강점기 때 일본이 자기 나라 사케를 '청주(清酒, 세이슈)'로 분류하면서 일이 꼬였어요. 한국 전통 청주는 이름을 빼앗기고 '약주'로 강제 분류된 거예요. 그래서 지금 주세법은 이렇게 정해져 있어요.

분류 누룩 대표 제품
청주 (주세법) 일본식 입국 사용 (누룩 1% 미만) 청하, 백화수복
약주 (주세법) 한국식 누룩 사용 (누룩 1% 이상) 백세주, 경주교동법주, 전통 청주 모두

그러니까 마트에서 보시는 '청하'는 사실 한국식 청주가 아니라 한국에서 만든 사케에 가까운 술이에요. 1915년에 일본인이 세운 양조장이 광복 후 한국 회사를 거쳐 지금의 롯데칠성음료에서 만들고 있죠. 일본식 누룩(입국)을 쓰고, 쌀 겉면을 30% 이상 깎아내는 일본식 제법 그대로예요.

제사상에 청주를 올리실 때 백세주나 경주 교동법주 같은 약주를 올리시면, 사실 그게 전통적인 의미의 청주예요.

마트의 청하는 일제강점기 이후 자리잡은 일본식 청주고요. 같은 이름인데 출신이 다른 셈이죠.

동동주 — 막걸리의 친척인 청주의 사촌

동동주는 이름이 참 귀여워요. 발효가 끝난 술 위에 쌀알이 동동 떠 있다고 해서 동동주예요.

제조법은 막걸리와 거의 같아요. 쌀에 누룩과 물을 넣고 발효시키는 거죠. 차이는 비율이에요. 막걸리는 누룩을 더 많이 넣고 물을 더 넣어서 양을 늘려요. 동동주는 누룩을 적게 넣고 쌀을 더 많이 써서 농밀하게 만들어요. 그래서 도수도 막걸리보다 높고(보통 10도 안팎) 단맛도 진해요.

전통 양조 기준으로 보면 동동주는 발효가 끝났을 때 위로 뜨는 맑은 부분이 있어요. 그 맑은 부분이 사실상 청주거든요. 그래서 어떤 분들은 "동동주는 청주의 일종"이라고 분류하기도 해요. 술독에 쌀알이 동동 떠 있는데 그 사이로 맑은 술이 잡힌다고 생각하시면 이해가 쉬워요.

다만 시중에 파는 동동주는 막걸리에 밥알을 더 넣은 형태로 만든 게 많아요. 전통 동동주와는 다소 차이가 있죠. 진짜 동동주를 맛보고 싶으시면 전통주 양조장에서 만든 걸 찾으셔야 해요.

제사상에 올리는 술은 무엇이 맞을까요

여기까지 정리하셨다면 한 가지 자연스러운 질문이 떠오르실 거예요. 제사상에는 무엇을 올려야 맞는 걸까요?

옛 풍습대로라면 전통 청주, 즉 지금의 주세법상 약주가 맞아요. 백세주, 경주 교동법주, 전통 누룩으로 빚은 청주 같은 것들이죠. 한국 누룩으로 한국식 제법으로 빚은 맑은 술이라는 의미에서요.

그런데 현실에서는 마트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청하나 백화수복을 올리는 가정이 대부분이에요. 두 가지 모두 일본식 제법이긴 하지만, 현실적으로 가장 깔끔하고 구하기 쉬운 맑은 술이라서요. 어느 쪽이 "옳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어떤 술을 올리는지 그 의미는 알고 계시면 좋겠어요.

한 가지 덧붙이자면 정종은 절대 청주가 아니에요. 정종(正宗)은 일본 사케 브랜드 이름이었고, 한국에서 '정종 = 청주'로 잘못 굳어진 표현입니다. 그 부분은 지난번 "정종/사케 차이완전 정리(https://kafe.tistory.com/137)"에서 자세히 정리했으니 헷갈리시는 분은 참고해 주세요.

정리 — 다섯 가지 술, 어떻게 골라 마시나

마지막으로 상황별 추천을 정리해 드릴게요.

한국의 다섯 가지 술 어떻게 골라 마시나.

 

상황 어울리는 술
삼겹살·찌개·국밥 소주 (희석식)
파전·전·부침개 막걸리
한식 정찬·반주 청주 (청하) 또는 약주 (백세주)
단맛을 좋아하시는 부모님 반주 동동주 또는 약주
제사상 전통 의미로는 약주, 현실적으로는 청주
선물용 고급주 증류식 소주 (화요·일품진로) 또는 전통 청주(약주)

한국 술 다섯 종류, 이제 더 헷갈리지 않으실 거예요.

명절에 가족들 모이실 때 "청주랑 약주가 어떻게 달라요?" 누가 물어보시면 "누룩의 국적 차이예요" 하고 한마디 던지시면 됩니다. 그 한마디로 식견 있는 어른 자리에 앉으실 수 있어요.

다음 편에서는 25도에서 16도까지 30년에 걸쳐 천천히 낮아진 소주 도수의 변천사를 정리해 드릴게요. 어르신들 기억 속의 그 독한 25도 소주가 지금의 16도가 되기까지, 그 사이에 있었던 시장과 회사의 이야기예요.


참고자료

  • 나무위키 「청주(술)」
  • 나무위키 「증류식 소주」
  • 나무위키 「한국의 전통주」
  • 영월매일 「[술독 안 우리술] 탁주와 막걸리, 청주와 약주」 2021.11.6
  • 시사위크 「소주, '16도' 벽 깨졌다… '초저도주' 전성시대」 2026.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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