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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나베, 이름만 들어선 뭔지 모르겠는 그 종류들 — 한 번에 정리해드립니다

kafe 2026. 4. 18.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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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글에서 스키야키·샤브샤브·창코나베의 차이를 정리해드렸는데, 댓글과 반응을 보니 "그 외에도 나베 종류가 그렇게 많아?"라는 반응이 있더군요.

맞습니다. 일본의 나베 세계는 생각보다 훨씬 넓어요. 밀푀유나베, 모츠나베, 김치나베, 요세나베, 치리나베...

이름만 들으면 전부 비슷해 보이는데, 실제로는 베이스 국물도 다르고, 들어가는 재료도 다르고, 먹는 방식도 다릅니다.

오늘은 한국에서 자주 마주치는 나베 종류들을 한자리에 모아서, 이름만 봐도 "아, 그 나베"라고 떠올릴 수 있게 정리해보겠습니다.

(스키야키·샤브샤브·창코나베 차이가 먼저 궁금하신 분은 이전 글을 참고해주세요.)

 

👉 나베·스키야키·샤브샤브·창코나베 — 일본 전골, 대체 뭐가 다른 건가요?

밀푀유나베 — 켜켜이 쌓는 예쁜 나베, SNS에서 유행하는 바로 그것

원래 프랑스어로 "천 겹의 잎사귀"라는 뜻에서 유래된 밀푀유나베
원래 프랑스어로 "천 겹의 잎사귀"라는 뜻에서 유래된 밀푀유나베

요즘 한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나베가 아마 이거일 겁니다.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에서 배추와 얇은 고기를 번갈아 켜켜이 쌓아 냄비에 세워 넣는 예쁜 비주얼, 한 번쯤은 보셨을 거예요.

밀푀유(ミルフィーユ)는 원래 프랑스어로 "천 겹의 잎사귀"라는 뜻입니다. 프랑스 디저트 밀푀유 케이크에서 이름을 따온 거지요. 배추와 고기가 겹겹이 쌓인 모양이 딱 그 느낌이니까요.

조리법은 간단합니다. 배추 잎 사이사이에 얇은 돼지고기(또는 소고기)를 끼운 뒤 5~6cm 길이로 잘라서 냄비에 빙 둘러 세웁니다. 다시마 육수나 가쓰오부시 육수를 부어서 끓이고, 폰즈에 찍어 먹으면 됩니다.

맛은 샤브샤브와 비슷하지만, 배추에서 우러나는 단맛이 국물에 녹아서 더 깊은 맛이 나요. 재료가 배추와 고기 두 가지면 충분하니 집에서 해먹기에도 부담이 없습니다. 한국 가정에서 인기인 이유가 다 있어요.

모츠나베 — 일본식 곱창전골, 한국 곱창전골과는 다릅니다

일본식 곱창전골 모츠나베
일본식 곱창전골 모츠나베

모츠나베(もつ鍋)는 후쿠오카(博多)의 대표 향토 음식입니다. "모츠"가 곱창(내장)이라는 뜻이니, 직역하면 "곱창 냄비"가 됩니다.

한국의 곱창전골을 떠올리시면 좀 다릅니다. 한국 곱창전골은 고추장이나 된장 양념에 매콤하게 끓이는 경우가 많지요. 모츠나베는 간장 베이스 맑은 국물에 소 곱창(소장·대장)을 넣고, 그 위에 양배추, 부추, 마늘을 산더미처럼 올려서 끓입니다. 고추를 올리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매운맛이 아니라 마늘의 풍미가 중심이에요.

먹다 보면 양배추에서 수분이 빠지면서 국물이 점점 달콤해지는 게 특징입니다. 마지막에는 짬뽕면(중화면)을 넣어서 마무리하는 게 후쿠오카 현지 스타일이에요. 우동이 아니라 짬뽕면이라는 게 포인트입니다.

후쿠오카 여행 가시는 분들이 라멘만 찾는 경우가 많은데, 현지인들은 "후쿠오카의 진짜 소울푸드는 모츠나베"라고 하는 분이 꽤 있습니다.

김치나베 — 한국 김치찌개와 닮았는데, 맛이 왜 다를까

김치를 넣어 끓인 나베 김치나베
김치를 넣어 끓인 나베 김치나베

김치나베(キムチ鍋)는 이름 그대로 김치를 넣어 끓인 나베입니다. 일본에서 인기가 상당히 높아요. 나베 인기 투표를 하면 항상 상위권에 들어갈 정도입니다.

한국 사람이 처음 김치나베를 접하면 "이게 김치찌개랑 뭐가 다른데?" 하게 됩니다. 먹어보면 차이를 느끼실 거예요.

가장 큰 차이는 국물 베이스입니다. 한국 김치찌개는 김치의 신맛과 돼지고기 기름이 중심이지만, 김치나베는 다시마·가쓰오부시 육수에 된장(미소)을 섞고 거기에 김치를 넣습니다. 그래서 한국 김치찌개보다 달콤하고 부드러운 맛이 나요. 매운맛도 훨씬 약합니다.

들어가는 재료도 다릅니다. 김치찌개는 보통 돼지고기·두부·대파 정도가 기본이지만, 김치나베는 배추, 버섯, 곤약, 어묵, 두부, 돼지고기 등 나베답게 다양한 재료가 들어갑니다.

제가 도쿄에서 근무할 때 일본인 동료가 "김치나베 먹으러 가자"고 해서 따라갔다가, 김치찌개와 너무 다른 맛에 좀 당황했던 기억이 있어요. 익숙한 이름인데 낯선 맛이라는 게 묘한 경험이었습니다.

요세나베 — "모둠 냄비", 나베의 가장 기본형

일본어로 모으다는 의미의 "요세(寄せ)"를 붙인 요세나베
일본어로 모으다는 의미의 "요세(寄せ)"를 붙인 요세나베

요세나베(寄せ鍋)는 "여러 가지를 모아 넣은 냄비"라는 뜻입니다. "요세(寄せ)"가 "모으다"라는 의미거든요.

사실 이게 나베의 가장 원형에 가깝습니다. 특별한 규칙 없이, 그날 있는 재료를 냄비에 넣고 다시마·가쓰오부시 육수에 끓여 먹는 방식이에요. 고기, 생선, 두부, 채소, 버섯, 어묵 등 뭐든 들어갈 수 있습니다.

한국의 해물탕이나 모둠전골과 비슷한 포지션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다만 한국 전골처럼 고추장·고춧가루로 매콤하게 끓이는 게 아니라, 간장이나 소금으로 담백하게 간을 맞추는 게 차이점입니다.

일본 가정에서 "오늘 뭐 먹지?" 하다가 냉장고에 남은 재료를 정리할 때 가장 자주 등장하는 메뉴가 바로 요세나베라고 합니다.

치리나베 — 흰살 생선이 주인공인 담백한 나베

흰살 생선이 주인공인 담백한 나베
흰살 생선이 주인공인 담백한 치리나베

치리나베(ちり鍋)는 다시마 육수에 흰살 생선(대구, 도미 등)을 넣고 채소, 두부와 함께 끓이는 나베입니다. "치리"라는 이름은 얇게 썬 생선살을 뜨거운 육수에 넣으면 살이 쪼글쪼글(치리치리) 줄어드는 모습에서 따왔다고 해요.

국물이 매우 담백합니다. 양념이 거의 들어가지 않고 다시마 육수의 감칠맛과 생선 본연의 맛으로 먹는 나베예요. 폰즈에 찍어 먹는 게 기본입니다.

한국에서는 대구탕이 비슷한 포지션인데, 대구탕은 무·콩나물에 고춧가루를 넣어 시원하고 매콤하게 끓이는 반면, 치리나베는 맑고 담백하게 끓인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카레나베 — 카레로 끓이는 나베, 아이들에게 인기

카레를 넣어 만드는 카레나베
카레를 넣어 만드는 카레나베

카레나베(カレー鍋)는 이름 그대로 카레를 넣어 만드는 나베입니다. 다시마 육수에 카레 루를 녹여서 국물을 만들고, 고기·채소·어묵·두부 등을 넣어 끓여요.

일본 가정에서 특히 아이가 있는 집에서 인기가 높습니다. 카레 특유의 달콤한 향신료 맛 때문에 채소를 잘 안 먹는 아이들도 잘 먹거든요. 마무리는 밥을 넣어 카레 리조또처럼 먹거나, 우동을 넣어 카레 우동으로 먹습니다.

나베 종류 한눈에 보기

나베 종류 국물 베이스 주재료 한 줄 특징
밀푀유나베 다시마 육수 배추 + 얇은 고기 켜켜이 쌓는 예쁜 비주얼, 집에서 쉽게 가능
모츠나베 간장 베이스 소 곱창 + 양배추 + 부추 후쿠오카 소울푸드, 마무리는 짬뽕면
김치나베 다시 + 된장 + 김치 돼지고기 + 배추 + 두부 김치찌개보다 달콤하고 부드러운 맛
요세나베 다시마·가쓰오부시 고기·생선·채소 등 자유 나베의 기본형, 냉장고 정리 메뉴
치리나베 다시마 육수 (맑음) 흰살 생선 + 채소 + 두부 가장 담백한 나베, 폰즈에 찍어 먹음
카레나베 다시 + 카레 루 고기·채소·어묵 아이들 인기 메뉴, 마무리는 카레 리조또

 

여기에 지난번 정리한 스키야키·샤브샤브·창코나베까지 더하면, 일본 나베의 주요 종류는 대부분 커버되는 셈입니다.

나베에도 계절이 있습니다

일본에서 나베는 겨울 음식이라는 인식이 강합니다. 10월 말~3월이 나베 시즌이에요. 편의점에서도 이 시기에만 나베용 즉석 수프를 대량으로 판매하고, 슈퍼마켓에도 "나베 코너"가 따로 생깁니다.

한국도 전골은 겨울 음식이니까 비슷하지만, 일본은 유독 나베에 대한 계절 감각이 뚜렷합니다. 여름에 나베 식당에 가면 "여름에 왜 나베를?"이라는 반응을 받을 수도 있어요.

오늘 이야기 5줄 요약

  • 밀푀유나베는 배추와 고기를 켜켜이 쌓아 만드는 나베로, 한국 가정에서도 인기입니다
  • 모츠나베는 후쿠오카 대표 음식인 일본식 곱창전골로, 한국 곱창전골과는 맛이 다릅니다
  • 김치나베는 일본에서 인기가 높지만, 한국 김치찌개보다 달콤하고 부드럽습니다
  • 요세나베는 나베의 기본형으로, 있는 재료를 넣고 끓이는 일본 가정의 "냉장고 정리 메뉴"입니다
  • 치리나베는 흰살 생선이 주인공인 가장 담백한 나베이고, 카레나베는 아이들에게 인기입니다

일본 전골이 처음이신 분은 기본 구분부터 먼저 보시면 이해가 쉽습니다.

👉 나베·스키야키·샤브샤브·창코나베 — 일본 전골, 대체 뭐가 다른 건가요?

 

나베·스키야키·샤브샤브·창코나베 — 일본 전골, 대체 뭐가 다른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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